詩/近現代 한글 詩

가을밤 - 윤 석중 -

백산(百山) 2012. 9. 12. 19:40

 

 

 

 

가을밤 - 윤 석중 -
 

문틈에서
드르렁드르렁
"거, 누구요?"
"문풍지예요."
 

창밖에서
바스락바스락
"거, 누구요?"
"가랑잎예요."
 

문구멍으로
기웃기웃.
"거, 누구요?"
"달빛예요."
 

 

꽃밭 - 윤 석중 -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다
자세히 보니
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
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