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가치보다 삶의 가치 우선한 '웰빙마을' | ||||||
[울산의 재발견] 화봉동 단독주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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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 가꾸고 정원을 꾸미다 나올 법한, 쉽게 말해 '예쁜' 집이 눈길을 사로 잡으며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집 구경을 하기로 했다. 마침 낮은 담벼락 너머로 고추를 말리고 있는 한 어머니가 보인다. "우리 집은 특별히 보여줄 게 없는데"하며 흔쾌히 대문을 열어주셨다. 지어진 지 30년도 넘은 낙후된 주택이라 그 집에서는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전에는 꿈꾸지도 못했지만 넓은 마당이 생겨 쪽파, 고추, 상추 등을 직접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런 날 바깥에서 일하다보면 정말 더워서 땀도 주르륵 흐르지만, 고운 빛깔을 자랑하는 마른 고추를 보고 있으면 힘든 것도 다 잊어버려요. 그러면서 '아~ 이 기쁨이 진정한 전원생활을 하는 거구나'하고 생각하곤 합니다" 또 다른 주택을 소개 해 줬다. 이사 온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화봉2지구에 들어선 주택 중 가장 유명한 집이다. 그만큼 각양각색의 옹기들과 도예그릇이 김 씨의 집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다. 그리고 김 씨가 직접 파낸 작은 연못이 뒷마당에 흐르는 실개천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부레옥잠과 개구리밥으로 가득찬 연못 덕분에 김 씨의 베란다는 온통 초록빛이었다. '가족의 상황'을 배려한 설계구조 때문이다. 또 방문은 거슬리는 문지방을 없애고 슬라이드 형식으로 제작했다. 덕분에 문지방에 엄지발가락을 부딪혀 '찌릿' 아픔을 느끼는 그런 불운도 겪지 않아도 된다. 생각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파트 생활에 적응 돼 있던 저희 가족에게 있어 준구 씨가 만든 집은 '새로운 발견'을 한 듯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주택을 다시 지을 때도 준구 씨에게 부탁했어요. 공사 기간 동안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문제가 생긴 적도 있었는데, 저희는 괜찮다고 했지만 준구 씨가 끝까지 세심하게 다시 시공해 결국엔 이렇게 완벽한 집에서 살게 됐어요. 언제나 멋진 집을 만들어 준 준구 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을 부동산으로의 재산가치가 아닌 '삶의 공간'자체로 가치를 두는 것이다. 주택에서 살아본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더욱 나은 조건의 집에서 살고 싶은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게 너무 기대다 보면 정작 본인 몸에 맞는 '개성있는 주택'에서 살지 못한다고. 그러다보면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집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단독주택'인데 나에게 꼭 맞는 주택에서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또 저희는 충분한 설계기간을 요구하는데, 시공기간보다 더 중요한 과정은 설계 작업 자체인 디자인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건축주와 자주 만나며 건축주와 디자이너의 교감을 쌓으며 설계 작업을 합니다" 사람들이 단독주택을 선택하는 이유다. 작은 정원에 나무 몇 그루만 심어도 벌이며 새가 금방 날아들어 계절변화와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한몫 한다. 냉·난방, 단열문제 등 가능하면 천연재료를 많이 활용하는 쪽으로 협의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친환경 자재들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박 씨는 말했다. 분명히 초인종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어느새 한 사람이 자연스레 들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흔쾌히 허락해 줄 것인가. 하지만 화봉2지구 주민들은 달랐다. 오히려 이 집이 예쁘고, 저 집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다며 이집 저집 소개를 해줬다. 이렇게 평화로운 곳에서 문을 닫아놓고 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여기 주민들은 다들 문을 열어두고 삽니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집에 들어가 안부를 묻고 함께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해요. 아파트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사람 사는 맛'을 여기에서 살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노후를 이 곳에서 행복하게 지낼 생각을 하니 앞으로의 날들이 너무 기대되요"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불어 함께 잘 사는 방법을 스스로 알아가며 'Well-being'. 아주 잘 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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