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近現代 한글 詩

푸른 5월 - 노 천명

백산(百山) 2012. 5. 4. 19:16

 

 

푸른 5월 - 노 천명

 

 

푸른 5월 - 노 천명

청자 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왠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 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 나절 꿩이 울고

나는

팥나물 호랑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랑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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