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近現代 한글 詩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 용 혜원 -

백산(百山) 2012. 9. 11. 12:03

 

 

 

□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 용 혜원 -

 

그대를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있어
잠시 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했습니다

내가 하는 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솔직하고 담백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대가 내 마음을 읽어 주는 것만 같아
둥지를 잃은 새가
새 둥지를 찾은 것만 같았습니다
짧은 만남이지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을 함께
맞추고 싶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 한 다발을 받은 것보다
더 행복했습니다

그대는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더 좋은 사람입니다

 

 

 

공개적인 사랑 -  혜원 -

우리들의 사랑은
제한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사람들로부터
떠나고 싶어 하기도 하고

사람들 속에
파묻혀
버리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사랑을 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 모든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사랑을 나타내
보이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사랑은
때로는
심술쟁이 같아 보입니다
그대를 닮은 모양입니다

그대의 얼굴 표정도
 날 그 날의 마음의
일기예보를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랑은 역시
공개적인 사랑이어야하겠습니다

남 모를 사랑은
아픔의
상처가 너무도 커서
평생토록 잊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대에게 누구든
나를 묻거든
그대의 연인이라 말해 주십시오

 

 

 

 

그대의 눈빛에서 - 용 혜원 -


내 마음의 자작나무 숲으로 오십시오
그대를 편히 쉬게 할
그늘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맑은 하늘에
바람도 간간이 불어
사랑을 나누기에 적합한 때입니다

 

오직
그대만을 생각하고
그대만을 위하여 살아가렵니다

 

사랑을 시작할 때
그대도 홀로
나도 홀로였으니
우리 사랑은 방해받을 것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 누가 무어라
우리들의 사랑을
비난하거나 조롱하여도
그대의 마음이 동요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들의 사랑은
오랜 기다림 속에 피어난
난초의 꽃처럼
순결하기 때문입니다

 

현명한 그대가
우리들의 사랑의 모양새를
더 잘 알고 있기에
걱정이 없습니다

수많은 말들로 표현해도
다 못할 고백이지만
오늘은 아무 말없이 있겠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그대의 눈빛에서


사랑을 읽었습니다

 

 

 

 

□ 꿈속이라도 - 용 혜원 -

 

사랑에 빠져 들기 전에는

밤이 되면

지칠 대로 지친 몸이기에

아무런 꿈도 싫고

잠이나 푹 자고만 싶어 했습니다.

 

사랑에 빠져 들고 나서는

밤이 되면

새 날이 오면 다시 만날 생각에

꿈속이라도

만나고만 싶어

꿈을 초청해 보려고 까지 합니다

 

사랑의 숲에는

행복만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소망을 갖게 되고

 

사랑의 바람도

우리의 아무 것도

날려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만을 합니다

 

사랑하는 이여

부질없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해야겠습니다

 

행복한 나날이 지속되고 있는데

우리들의 사랑을 나누기에도

하루해가 짧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여

우리의 사랑이여 영원하라고

축하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내게 말해 주십시오 - 용 혜원 -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 
 거리를 방황하던 때가 
 그리 멀지 않았는데
 지금은 사랑에 가담해 
 헤어 나오기를 싫어하니 
 사랑의 감미로움이 
 나를 눈멀게 하였습니다

 

 내게 말해 주십시오 
 그대의 사랑을 
 내게 말해 주십시오 
 나를 향한 그대의 고백을 
 그대의 이름이  
 나의 영혼에  
 새겨진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사랑이 아무리 달콤하여도
 그대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만약에  
 지금의 사랑이 
 잠에서 깨어나 보니 
 꿈이었다면 
 정말 나는 허망해 
 몸부림을 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게는 가장 소중한 그대 - 용 혜 원 -

이 지상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 쉴 때까지
붉게 물든 황혼의 빛깔로
사랑을 물들이며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아름다울 것입니다
  
고귀하고 소중한 삶이기에
뒤돌아보아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다 익어 터져버린 석류 마냥
내 가슴의 열정을 다 쏟아 내며
영혼이 기쁘게 자유롭게
우리의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내 사랑의 솜씨가
서툴러
늘 엇갈리고, 늘 엉키고, 늘 뒤섞이지만
한결 순수하게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내 가슴에 가득 차 오르는
그리움으로 살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랑을 여름날의 나팔꽃 마냥
알리고자 살아갑니다
우리 사랑을 황혼의 태양빛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아름답게
물들이고자 살아갑니다
  
내게 가장 소중한 그대여!

 

 

 

 

□ 사랑 뿐입니다. - 용 혜원 -

 

우리 사람들의 사랑에서도

불안을 맛보시는 싫습니다

사랑의 즐거움을 나누기에도

늘 시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과

같은 삶

우리들에게 찬란하게

밝아오는 젊음도

끝날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서로 좋아하는 마음은

얼마나 정답습니까

 

오늘은 사전에서

낱말들을 찾습니다

우리들의 사랑을 표현할 낱말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알고 싶습니다

 

아!아! 나는 그만 어리석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전부가 사랑인데

또 무엇을 찾겠습니까

 

우리 서로 하나의 생각을 가집시다

우리 서로 하나의 완성을 이룹시다

사랑뿐입니다

 

 

 

 

□ 사랑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 용 혜원 -

 

창문을 활 열고 계십시오
나의 연인이여!

 

그대가 날 진정 사랑한다면
삶을 너무 쉽게 살려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나는 부족한 사람
나는 연약한 사람
고통도 절망도 함께

이겨내지 않는 다면
우리 사랑은
바람을 마구 불어넣은
풍선마냥
끝내는 터져버리고 말 것입니다

 

우리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있는 자리에 머물러
모든 것을 방관만 한다면
우리가 타고 있는
사랑의 배는
좌초를 당하거나 파선하고 말 것입니다

 

그대가 날 사랑한다면
사랑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너무 쉽게 생각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우리 사이엔
싫증의 커튼이 쳐지지 않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사랑의 순수함을 위하여 -  혜원 -
 

그대만 보면

내 심장이 뜁니다

그대가 보고 싶어

내 심장이 뜁니다
 

그대를 꼭 안고만 싶습니다

밤이 새도록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잠에서 깨어나도

그대가 내 곁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차를 마시고

함께 음악을 듣고

함께 음식을 먹고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여행을 하고
 

우리 사랑은

날이 갈수록

뚜렷해지기를 원합니다
 

아! 나의 사랑은

그대의 눈 깊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아! 나의 연인이여

우리 사랑의 순수함을 위하여

주님께

두 무릎을 꿇습니다
 

 

 

□ 사랑의 화살 - 용 혜원 -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습니다

사랑한다고

온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사랑한다고

 

내 청춘의 광장에 초대된

그대를 황홀한 마음으로

힘껏 안을 수 있다는 것은

삶에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내가 뛰어들 수 있는

사랑의 바다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기쁨입니다

 

삶에 남겨지는

발자국도 하나가 아닌 둘로

이어져 나갈 수 있으니

 

사랑하는 이여

그대가 이 지상에  있는 한

나는 외롭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나는 그대에게

이미

사랑의 화살을 당겼습니다

 

 

 

 

살아감 속에 아픔은 - 용 혜원 -


우리들이 나눈 대화 중에
몇 마디 때문에
고민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사랑을
한순간이 아니라
일생을 두고 이루어야 한다면
항상 기쁨만
있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웃기만 하며
말도 별로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는 그대이지만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나에게 달려들 듯이
다가올 때도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걱정이 없습니다
바다는 살아 있기에
성난 듯 파도도 치지만
많은 날들은
잔잔한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봄바람은
꽃을 피우고
가을 바람은
열매를 맺게 하듯이
살아감 속에 아픔은
 만큼씩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우리가 어느 사이에 - 용 혜원 -

내 젊음을 모두 바쳐
그대를 사랑하여도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연인들은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의 깃발을
휘날리기 때문입니다

젊은 날의 사랑마저
애증으로만 남는다면
우리들의 삶은
고통의 눈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엔 대화조차 어설프던
우리가
어느 사이에
그간 서로가 살아온
세월의 간격도 없이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세월의 흐름을
안타까워만 했던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들을
너무나 고귀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대를 사랑하기에
처음 느껴 
사랑의 그 감정을
오래도록 내 가슴에
간직하고만 싶습니다
 

 

 

 

이런 날이면 -  혜원 -
 

비오는 날

그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런 날이면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만나고 싶습니다
 

울적해지는 마음

산다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살아온 길을 생각해보다가

허무에 빠지게 되면

온몸이 탈진한 듯

힘이 없어지기에
 

비 오는 날

그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런 날이면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만나고 싶습니다
 

나의 연인이여

사랑하는 사람아

이런 날이면

그대가 먼저 전화를 해
 

"보고 싶다 우리 만나자"하면

정말 얼마나 좋겠습니까
 

 

 

 

자연스런 아름다움 - 용 혜원 - 

우리가 남긴 자취를
먼 훗날 뒤돌아 보더라도
씁쓸하게 웃어 버리는
쓰디쓴 미소로
만들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대의 모습이 좋습니다
화장을 짙게하면
타인 보고 있는 듯
그대의 아름다움을 볼 수가 없습니다

사랑은
가난한 마음이어야 합니다
사랑은
청결한 마음이어야 합니다
사랑은
독점이 아니라 나눔입니다

우리 사랑은 꽃꽂이같이
좋은 것들로만
장식하는 잔인한 작업일 수는 없습니다

아름다운 꽃꽂이일수록
생명을 잘라내어
조작된 아름다움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오래 머물러 향기를 발할 생명이
며칠간의 눈요기가 되는 일은
괴로운 일입니다

자연스럽게
그대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처음처럼 - 용 혜원 -

우리 만났을 때
그 때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그렇게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처음 연인으로
느껴져 왔던
그 순간의 느낌대로
언제나 그렇게 아름답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퇴색되거나
변질되거나
욕심부리지 않고

우리 만났을 때
그 때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그렇게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