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近現代 한글 詩

사랑 그대로의 사랑 - 유 영석 -

백산(百山) 2012. 9. 11. 22:30

 

 

 

□ 사랑 그대로의 사랑 - 유 영석 -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이른 아침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떠야 하는 피곤함 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은 담겨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층층 계단을 오르내리며 느껴지는 정리 할 수 없는 감정의 물결 속에도

십년이 훨씬 넘은 그래서 이제는 삐걱대기까지 하는 낡은 피아노

그 앞에서 지친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 내 눈 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은 담겨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도 느낄 수 있겠죠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도 느낄 수 있겠죠

비록 그 날이 우리가 이마를 맞댄채 입맞춤하는 아름다운 날이 아닌

서로 다른 모습으로 잊혀져 가게 될 각자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그런 슬픈 날이라 할지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건 당신께 사랑을 받기 위함이 아닌

사랑을 느끼는 그대로를 사랑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