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近現代 한글 詩

보고싶은 사람 / 오 광수

백산(百山) 2010. 11. 28. 13:11

 

보고싶은 사람 / 오 광수


보고픈 사람.
이렇게 눈을 감고 가만히
베란다에 기대어 있으면
당신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오늘같이 때이른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날이면
당신이 너무 보고싶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습니다.

야속한 사람.
 곳에서도 이 비가 오려니
빗소리에 같이 실려서
소식이 있을 때도 되었는데,

창문에 흘러내리는 빗물이
당신이 나를 향해 쓰는 편지라면
우리만이 아는 글자 되어
한 줄 한 줄 읽어 보련만......

언제 오시렵니까?
하늘에 까만 구름이 걷히고
소란스런 빗소리가 그치면
오늘은,  꼭 오늘은
당신의 음성이 들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