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저녁 - 김 소월
바람 자는 이 저녁
흰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今年은......
꿈이라도 꾸며는!
잠들면 만나런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눈 타고 오시네
저녁때. 흰눈은 퍼부어라.
산유화(山有花) - 김 소월 -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먼 후일 - 김 소월 -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의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님의 노래 - 김 소월 -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랫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워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가는 길 - 김 소월 -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한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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