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近現代 한글 詩

눈오는 저녁 - 김 소월

백산(百山) 2012. 2. 11. 18:52

 

 

눈오는 저녁 - 김 소월

 

바람 자는 이 저녁
흰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今年은......

꿈이라도 꾸며는!
잠들면 만나런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눈 타고 오시네

저녁때. 흰눈은 퍼부어라.

 

 

 

산유화(山有花) - 김 소월 -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먼 후일 - 김 소월 -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의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님의 노래 - 김 소월 -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랫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워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가는 길 - 김 소월 -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한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