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近現代 한글 詩

찻숟갈 - 박 목월 -

백산(百山) 2012. 9. 12. 19:32

 

 

 

 

찻숟갈 - 박 목월 -

 

손님이 오시면
찻잔 옆에
따라 나오는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손님이 오시면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내 옆에 앉아 있어."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네, 아버지."
나는
대답도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했다.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하얀 눈과 마을과 - 박 두진 -

눈이 덮인 마을에
밤이 내리면
눈이 덮인 마을은
하얀 꿈을 꾼다.

눈이 덮인 마을에
등불이 하나
누가 혼자 자지 않고
편지를 쓰나?
새벽까지 남아서
반짝거린다.

눈이 덮인 마을에
하얀 꿈 위에
쏟아질 듯 새파란
별이 빛난다.
눈이 덮인 마을에
별이 박힌다.

눈이 덮인 마을에
동이 터오면
한개 한개 별이 간다.
등불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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