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는 글들/우스갯소리

변명

백산(百山) 2010. 10. 13. 00:03

 

늦은 밤...

 

서울역 역사에 소주에 알딸딸하게 취한 노숙자들이

군데 군데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운다...

흰머리가 덤성 덤성 난 80대 노숙자가

새파랗게 젊은 20대 노숙자에게 묻는다.

자네는 어쩌다가 노숙자가 되었는가????

 "반찬 투정을 하다가 쫓겨나 노숙자가 되었습니다"고 하자

옆에 있던 30대 노숙자가 호사 서럽다는 듯이 눈치를 주면서 한마디 던진다.

 "나는 밥 투정을 하다가 쫓겨났는데 자네는 나보다 심했군..."

이 말을 들은 40대가 한심 하다는 듯이 눈치를 주면서

자네들은 행복했던 거여... 나는

 "묻는 말에 늦게 대답한다고 쫓겨났네..."라며 50대를 바라보자

50대 노숙자 왈 마누라가 외출하고 오길래

 "어디 다녀 오십니까???"라고 그것도 공손하게 물어 봤는데

물어 본다고 쫓겨났네...라고 하자 옆에 있던 60대 노숙자가

혀를 끌끌 차며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할 수가 있나...

자네는 용감 하구만. 하면서 부러운 눈초리로 하는 말

 "나는 소파에 같이 앉아 TV를 보았다는 이유로 쫓겨 났네"

소파 아래에 따로 앉지 않고 같이 앉으면

동급으로 취급 된다나 어쩐다나 하면서...

60대가 눈물을 찔끔거리자 70대 노숙자가 한마디 거든다

 "나는 할망구하고 눈이 마주쳤다고 쫓겨났다네"하고 넋두리하자

잠자코 있던 80대 노숙자는 자네들은 행복한 사람들이야...

 "나는 할망구가 일찍 죽지 않는다고 나가서 죽으라고

  쫓겨 났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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