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近現代 한글 詩

귀촉도(歸蜀途)/ 서정주

백산(百山) 2020. 11. 7. 08:59

 

귀촉도(歸蜀途)/ 서정주

눈물 아롱 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

신이나 삼어 줄걸, 슬은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구비 구비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