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近現代 한글 詩

가시리

백산(百山) 2021. 2. 23. 10:30

 

가시리

 

가시렵니까 가시렵니까

버리고 가시렵니까

나는 어찌 살라하고

버리고 가시렵니까

붙잡아 두고싶지 마는

서운하면 아니 올세라

서러운 임 보내옵노니

가시는 듯 돌아 오소서

-작가미상-

 

 

붙잡아 두고 싶지만

다시오지 않을까 두려워

서러운 임 보내 드리니

가시는 듯 돌아 오소서

 

 

임이여, 청산에 꽃 되오소

 

그리운 이가 그리운 날에

임이여 꽃 되오소

나는 한 마리

나비 되오리다.

 

가다가 곤하면

길섶에서 잠이 들고

잠들면 꿈속에서

임의 꽃 가르쳐주오소

 

그리운 이가

그리운 날에

임이여 꽃 되오소

나는 한 마리

나비 되오리다.

 

가다가 힘 들면

아무 꽃잎에 앉으리까

아무 풀잎에나 앉으리까

 

그리운 이가 그리운 날에

임이여

가는 길도

임의 향기로 가르쳐 주오소

임의 향기로 붙들어 주오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