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는 글들/名文 글귀

향원익청(香遠益淸)

백산(百山) 2012. 9. 16. 00:28

 

 

 

 

향원익청(香遠益淸)

 

중국 송대의 유학자로 성리학의 창시자로 추앙받는 周敦가 지은 최고의 명문으로

연꽃을 사랑한 나머지, 유명한 애련설(愛蓮說)에 나오는 글이다.

 

愛蓮說(애련설) -周敦頤 -(주돈이)

 

水陸草木之花(수륙초목지화)가 可愛者甚蕃(가애자심번)하니,
물이나 땅에 자라는 초목의 꽃은 사랑스러운 것이 매우 많다.

 

晉陶淵明(진도연명)은 獨愛菊(독애국)하고

自李唐來(자이당래)로 世人(세인)이 甚愛牡丹(심애모란)이라.
진나라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하였고,

당나라 때부터는 세상 사람들이 모란꽃을 매우 사랑하였다.

 

予獨愛蓮之出於(여독애련지출어) 泥而不染(니이불염)하고,

濯淸漣而不妖(탁청련이불요)하고, 中通外直(중통외직)하며,
나는 유독, 연꽃이 진흙에서 나왔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잔잔한 물에 씻으나 요염하지 않으며, 줄기의 속은 비고 겉은 곧으며,

 

不蔓不枝(불만불지)하고, 香遠益淸(향원익청)하며,

亭亭淸植(정정청식)하여 可遠觀(가원관)이요,

而不可褻玩焉(이불가설완언)아로다.
넝쿨도 뻗지 않고 가지도 치지 않으며,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아지며,

꼿꼿이 깨끗하게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가까이서 만만하게 다룰 수 없음을 사랑하노라

 

予謂菊(여위국)은 花之隱逸者也(화지은일자야)요,
내가 평하건대, 국화는 은일을 상징하는 꽃이요,

 

牡丹(모란)은 花之富貴者也(화지부귀자야)요,
모란은 부귀를 사랑하는 꽃이며,

 

(연)은 花之君子者也(화지군자자야)라.
연꽃은 군자를 상징하는 꽃이다.

 

(희)라! 菊之愛(국지애)는 陶後鮮有聞(도후선유문)이요,
아아! 국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도연명 이후로 들어본 일이 드물고,

蓮之愛(연지애)는 同予者何人(동여자하인)고?
연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牡丹之愛(모란지애)는 宜乎衆矣(의호중의)리라.
모란을 사랑하는 사람이 당연히 많으리라.


周濂溪先生全集(주렴계선생전집)》卷之(권지)8

 

 

그는 여기에서 도연명이 은자의 꽃인 국화를 사랑하고,

당나라 이래는 세상 사람이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을 사랑한 것에 비해,

자신이 연꽃을 사랑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진흙탕에서 피어났으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으며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고,

 그 자태 우뚝하고 고요하여

 멀리서 지켜볼 뿐,

 함부로 갖고 놀 수 없네.”

  

작자는 국화와 모란, 연꽃을 예로 들어

인간의 출세 지향적이고 부귀하고자 하는 속세의 욕망을 경계하고,

군자와 隱逸者(은일자)가 드문 세태를 풍자하였다.

 

‘향원익청(香遠益淸)’

가까이 갈수록 진하게 느껴지는 것이 향기이고 멀어질수록 맑아진다.

가까이 갈수록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지만 꽃의 아름다움은 보지 못한다.

멀리 떨어져서 보면 그 아름다움은 점점 선명해진다.

 

그래서 사람을 사귈 때는 적당히 떨어져 사귀는 것이 좋다.

사람을 속속들이 다 알고 나면 남는 것이 부정적 인상이 더 많아 진다.

가까운 사람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

그 사람의 향기가 더 맑게 느껴진다는 뜻으로도 새길 수 있을 것이다.

 

 

愛蓮說 / 周敦頤

予獨愛蓮之(여독애련지)        나는 홀로 蓮을 사랑하노니
出淤泥而不染(출유니이불염) 진흙에서 나왔으나 물들지 않고
濯淸漣而不妖(탁청연이불요) 맑고 잔잔한 물에 씻기어 요염하지 않구나.
中通外直(중통외직)              속은 텅 비어 통하고 겉은 곧으며
不蔓不枝(불만부지)              넝쿨도 뻗지 않고 곁가지도 없도다.
香遠益淸(향원익청)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으며
亭亭淸植(정정청식)              정정하여 깨끗하게 서 있기에
可遠觀(가원관)                    가히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而不可褻玩焉(이불가설완언) 가까이서 매만질 수는 없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