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漢詩

혼돈주가

백산(百山) 2014. 9. 23. 01:02

 

 

□ 虛庵 鄭希良의 渾沌酒歌

 

我飮我濁(아음아탁) 내가 나의 탁주를 마시고.

我全我天(아전아천) 내가 나의 천진을 보전하니.

我乃師酒(아내사주) 나는 술을 스승으로 삼으나.

非聖非賢(비성비현) 굳이 청주도 아니고 탁주도 아니요.  

樂其樂者(낙기락자) 그 즐거움을 즐기는 자로세.

樂於心(낙어심) 마음에 즐거워하여,  

不知老之將至(부지노지장지) 늙음이 장차 오는 것도 모르니,  

人孰知予之樂是酒也(인숙지예지락시주야) 그 누가 내가 이 술을 즐겨함을 알랴.   

長繩欲繫白日飛(장승욕계백일비) 긴 밧줄로 가는 해를 잡아 매려 하고,

大石擬補靑天空(대석의보청천공) 큰 돌로 하늘을 기우려 하여,

狂圖謬算坐濩落(광도류산좌호락) 허튼 생각, 오산으로 허공에 빠져,

半世悠忽成老翁(반세유홀성노옹) 반 세상에 문득 늙은이가 되었네.

豈如飮我渾沌酒(기여음아혼돈주) 두어라, 혼돈주나 흠뻑 마시고,  

坐對唐虞談笑中(좌대당우담소중) 담소 중에 당우 시절을 대하여 보자.

渾沌有道人未試(혼돈유도인미시) 혼돈의 도를 내 처음 시작함은,

此法遠自浮丘公(차법원자부구공) 이 법이 부구공(선인(仙人))에서 전하여 왔네.

夷不惠全其天(이불해전기천) 백이도 아니, 유하혜도 아니,

非聖非賢將無同(비성비현장무동) 성인도 아니, 현인도 아니,

招呼麴君囚甕底(초호국군수옹저) 누룩 군을 불러다가 독에 가두니,

日夜噫氣聲蓬蓬(일야희기성봉봉) 밤낮으로 숨소리가 꼬록꼬록 하더니,

俄頃春流帶雨渾(아경춘류대우혼) 이윽고 봄강에 비가 와 흐뭇하듯이,

釀古色淸而濃(양고색청이농) 빚어진 색깔이 맑고도 무르익었네.

酌以巨瓢揖浮丘(작이거표읍부구) 바가지에 따라서 부구에게 인사하고,

澆下萬古崔巍胸(요하만고최위흉) 가슴속 만고의 불평을 씻어 버리네.

一飮通神靈(일읍통신령) 한 번 마시니 신령과 통하여,

宇宙欲闢猶蒙(우주욕벽유몽룡) 우주가 개벽하는 듯, 아직 몽롱하고,

再飮合自然(재음합자연) 두 번 마시니 자연과 합하여,

陶鑄渾沌超鴻濛(도주혼돈초홍몽) 鴻濛의 땅 뛰어넘어 혼돈을 빚는다네.

手撫渾沌世(수무혼돈세) 손으로 혼돈 세상을 어루만지고,

耳聽渾沌風(이청혼돈풍) 귀로 혼돈의 바람을 들으며,

醉鄕廣大我乃主(취향광대아내주) 넓고 큰 취향에 내가 주인이나니,

此爵天爵非人封(차작천작비인봉) 이 벼슬은 천작이라 인작 아닐세.

何用區區頭上巾(하용구구두상건) 구구한 두건을 무엇에 쓰리,

淵明亦是支離人(연명역시지리인) 도연명도 역시 넌더리 나는 사람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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