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漢詩

혼돈주가

백산(百山) 2018. 1. 7. 09:07




渾沌酒歌 虛庵 鄭 希良


我飮我濁 내가 나의 탁주를 마시고


我全我天 내가 나의 천진을 보전하니


我乃師酒 나는 술을 스승으로 삼으나


非聖非賢 굳이 청주도 아니고 탁주도 아니요


樂其樂者 그 즐거움을 즐기는 자로세.


樂於心 마음에 즐거워하여


不知老之將至 늙음이 장차 오는 것도 모르니


人孰知豫之樂是酒也 그 누가 내가 이 술을 즐겨함을 알랴


長繩欲繫自日飛 긴 밧줄로 가는 해를 잡아 매려하고


大石擬補靑天空 큰 돌로 하늘을 기우려하여  


狂圖謬算坐濩落 허튼 생각, 오산으로 허공에 빠져     


半世悠忽成老翁 반 세상에 문득 늙은이가 되었네.


豈如飮我渾沌酒 두어라. 혼돈주나 흠뻑 마시고


坐對唐虞談笑中 담소 중에 당우 시절을 대하여 보자.


此法遠自浮丘公 이 법이 부구공(仙人)에서 전하여 왔네.


夷不惠全其天 백이도 아니고, 유하혜도 아니고


招呼麴君囚壅底 누룩군을 불러다가 독에 가두니


日夜噫氣聲蓬蓬 밤낮으로 숨소리가 꼬록꼬록 나더니


俄頃春流帶雨渾 이윽고 봄강에 비가 와 흐뭇하듯이


釀古色淸而濃 빚어진 색깔이 맑고도 무르 익었네.


酌以巨瓢揖浮丘 바가지에 따라서 부구에게 인사하고


澆下萬古崔巍胸 가슴속 만고의 불평을 씻어 버리네.


一飮通神靈 한번 마시니 신령님과 통하고


宇宙欲闢猶蒙 우주가 개벽하는듯 아직 몽롱하고


再飮合自然 두번 마시니 자연과 합하여


陶鑄渾沌超鴻濛 홍몽의 땅 뛰어넘어 혼돈을 빚는 다네.


手撫渾沌世 손으로 혼돈 세상을 어루만지고


醉鄕廣大我乃主 넓고 큰 취향에 내가 주인이나니


此爵天爵非人對 이 벼슬은 천작이라 인작 아닐세.


何用區區頭上巾 구구한 두건을 무엇에 쓰리


淵明亦是支離人 도연명도 역시 넌더리 나는 사람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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