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엎어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고
낙화난상지 파경불중조(落花難上枝 破鏡不重照)
떨어진 꽃잎은 가지로 돌아가기 어렵고, 깨어진 거울은 다시 비추기 어려워라.
왕자불가간(往者不可諫) 지나간 일은 어찌할 수가 없으나
내자유가추(來者猶可追) 다가올 일은 선택할 수 있다.
▶ 공자가 활동하던 때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나라가 어지러워서 이러한 세상을 피해 깊은 산속에 숨어 사는 은자들이 많았는데 공자는 이러한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고자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정치가들과 토론을 벌이며 설득을 하면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공자가 초나라를 지나갈 때 거짓으로 미치광이 행세를 하며 살아가던 접여(接汝)라는 사람이 다가와 공자에게 말했다(楚狂接輿歌而 過孔子曰).
“봉황새야, 봉황새야 [鳳兮鳳兮],
어찌하여 덕이 쇠하였는가 [何德之衰].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지만 [往者不可諫],
오는 일은 따를 수 있나니 [來者猶可追].
그만 두어라, 그만 두어라 [已而已而].
지금의 벼슬길을 따른다면 위태롭구나 [今之從政者殆而].”
공자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려 수레에서 내렸으나 그의 모습이 사라지고 없었다.
또 걸익이라는 자는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에게 말했다.
“온 천하가 막을 수 없는 물결에 휩쓸려 가는데 이를 누구의 힘으로 바꾼단 말이오? 당신은 세상을 바꾸려는 선비를 따르기보다 세상을 피하여 사는 사람을 따르는 것이 어떻겠소?”
이 말을 전해들은 공자가 말했다.
“사람이 새나 짐승과는 함께 떼지어 살 수 없는데 내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지 않으면 누구와 함께 살리오? 천하에 도가 있다면 내가 구태어 바꾸러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접여와 걸익이라는 두 은자는 공자에 대해 그 인품과 노력은 인정하지만 지금까지의 노력이 부질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는 자기들의 충고에 따라 편히 쉬면서 살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공자에게서는 사람이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므로 도를 이루며 살아야 한다는 개혁가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출전] 논어(論語) 미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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