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楚)나라에 사는 가난한 서생이 『회남자(淮南子)』를 읽다가
‘사마귀는 매미를 잡을 때, 나뭇잎을 이용해서 자기 몸을 숨긴다.’라는 내용을 보았다.
무언가 느낀 것이 있어서 그는 숲에 들어가 나뭇잎에 달라붙은 사마귀를 열심히 찾았다.
한나절을 고생하던 그는 마침내 나뭇잎 뒤에 숨어서 매미를 잡을 기회를 엿보는
사마귀를 발견하고는 쾌재를 불렀다. 그는 얼른 그 나뭇잎을 땄다.
그러나 실수로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먼저 떨어져 있던 나뭇잎과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부근의 나뭇잎을 모두 쓸어 담아 집으로 돌아왔다.
사마귀가 앉았던 나뭇잎을 찾으려고 고심하던 그는 아내를 불러 도움을 청했다.
그는 나뭇잎을 하나하나 들어 자기 눈을 가리고는
아내에게 “내가 보이는가?”라고 물었다. 아내는 처음에는 물을 때마다 곧이곧대로 “보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남편이 계속해서 나뭇잎을 번갈아 가며 눈을 가리고는 똑같은 질문을 하자
슬그머니 화가 났다. 나중에는 귀찮아서 “안 보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서생은 뛸 듯이 기뻤다.
드디어 남으로부터 자신을 숨길 수 있는 나뭇잎을 찾았다고 생각한 그는
조심스럽게 그 나뭇잎을 들고 시장으로 갔다.
그리고는 나뭇잎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 채,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자기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점차 대담해졌다.
그러다가 금방 사람들에게 붙잡혀 관아로 끌려갔다.
고을의 관리가 그를 심문하자 그는 말했다.
“나는 지금 이 나뭇잎으로 눈을 가렸기 때문에 당신도 나를 볼 수가 없을 것이오.”
관리는 어이가 없어 그 연유를 계속 추궁했다.
마침내 관리는 서생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다.
관리는 한바탕 크게 웃으며 서생을 미친놈이라고 생각하여 죄를 묻지 않고 그냥 놓아주었다.
삼국시대 위(魏)나라 사람 한단순(邯鄲淳)이 쓴
중국의 고전 유머집 『소림(笑林)』에 실려 있는 이야기이다.
춘추 시대 갈관자라는 사람의 저서로 알려진 『갈관자(鶡冠子)』의 「천칙(天則)」 편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무릇 귀는 청각을 지배하고, 눈은 보는 것을 통제한다.
그러나 나무 잎사귀 하나로 눈을 가리면 태산을 보지 못하고,
콩 두 알로 귀를 막으면 천둥소리도 듣지 못한다
(夫耳之主聽 目之主明 一葉蔽目 不見泰山 兩豆塞耳 不聞雷霆).”
여기서 ‘일엽폐목 불견태산(一葉蔽目 不見泰山)’이라는 성어가 생겼는데,
줄여서 일엽폐목(一葉蔽目) 또는 일엽장목(一葉障目)이라고도 한다.
즉, ‘나뭇잎 하나가 눈을 가린다.’라는 뜻으로,
자질구레하고 단편적인 현상에 가려 사물의 전모나 근본적인 문제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되는 말이다.
욕개명장(欲蓋名章), 욕개미창(欲蓋彌彰)
혹구명이부득(或求名而不得)
혹욕개이명장(或欲蓋而名章)
어떤 사람은 명예로운 이름이 알려지길 바라지만 얻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더러운 이름을 덮으려 해도 안 되는 법이다’는 문장에서 나온 말
고수미음(高樹靡陰),독목불림(獨木不林)
키만 큰 나무에는 그늘이 없고,
한 그루의 나무로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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