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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무향(眞水無香)

백산(百山) 2012. 8. 19. 00:02

 

 

진수무향(眞水無香) 참된 물은 향기가 없고,
진광불휘(眞光不輝) 참된 빛은 반짝이지 않는다.

 

진실로 좋은 물에는 냄새가 없는 것과 같이,

인경이 높은 사람은 별로 표가 나지 않는다.

도덕군자와 선비들이 수신(修身)의 덕목으로 삼아 지닌 이 말은

사물의 진면목을 꿰뚫어 보는 것으로

사람의 됨됨이는 물론 무엇이 겸양의 미덕이며 화합의 요체인지

가장 짧은 글로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사람도 물에 비유하면 아무런 향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된다.

향이 강한 물은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색깔(개성)이 강한 사람이기도 하다.

자기의 주장이나 개성이 강한 사람은 나름대로 장점도 있지만,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면에서 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쉽사리 타인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남의 건설적인 비판이나 충고를 받아들이는데 인색하다는 단점도 있다.

 

향이 없는 물처럼, 사람도 자신의 주장이나 개성을 내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타인과의 대화에서 늘 듣는 편이지 자신의 말을 앞세우려 하지 않는다.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남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를 보인다.

상대방의 말을 모두 수용하려는 듯한 진지한 자세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상대로부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의 말을 고분고분 들어 줌으로써 말하는 이로부터 호감을 갖게 한다.

그야말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들어주기만 해도 상대는 그를 좋아한다.

런 사람은 언제나 조용히 미소만 지은 채 앉아 있지만

왠지 같이 있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일기도 한다.

 

침이 튀도록 말을 많이 하기는 쉽지만,

묵묵히 상대의 얘기만 듣고 있기는 훨씬 고행이다.

그래서 진수무향(眞水無香)이라는 말의 의미가 깊게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