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漢詩

낙조 - 박 문수 -

백산(百山) 2010. 10. 12. 22:53

 

 

落照(낙조) 

落照吐紅掛碧山(낙조토홍괘벽산)

지는 해는 푸른 산에 걸려 붉은 빛을 토하고 

  

寒鴉尺盡白雲間(한아척진백운간)

찬 하늘에 까마귀는 흰 구름 사이로 사라지더라 

 

問津行客鞭應急(문진행객편응급)

나루터를 묻는 길손은 말채찍이 급하고

  

尋寺歸僧杖不閒(심사귀승장불한)

절로 돌아가는 스님도 지팡이가 바쁘구나  

 

放牧園中牛帶影(방목원중우대영)

놓아 먹이는 풀밭에 소 그림자가 길고  

 

望夫臺上妾低鬟(망부대상첩저환)

망부대 위엔 아내의 쪽 그림자가 나지막하더라  

                                    

蒼煙古木溪南路(창연고목계남로)

개울 남쪽길 고목은 푸른 연기가 서려 있고

 

短髮樵童弄笛還(단발초동농적환)

더벅머리 초동이 피리를 불며 돌아오더라 

 

    어사 박문수의 장원급제시(詩)입니다.

    이 시와 관련되어 전해오는 이야기...

 

    박어사가 과거를 보러 한양에 올라가면서 어느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꿈에 어떤 젊은이가 나타나더니 "나는 억울하게 죽었다. 내가 과거에 합격하도록

    도와줄 테니 과거에 급제하면 꼭 내 원수를 갚아 달라"고 말했답니다.

 

    그러더니 이번 과거시험의 시제(詩題)는 '낙조(落照)'라고 일러주면서 6구(句)까지를

    읇어 주었습니다. 

    이때 갑자기 닭이 울어서 귀신은 여기까지만 일러주고 급히 사라졌습니다.  

 

    귀신의 말 그대로 과거의 시제는 '낙조'로 나왔습니다.

    박어사는 6구(句)까지는 귀신이 읇어준 대로 작성하고 7~8구(句)는 자신이 생각해서

    답안을 제출했습니다.

 

    시험관은 완벽한 답안에 깜짝 놀랐고 장원급제를 주자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한 시험관이, 

    "1~6구는 귀신이 쓴 듯한 냄새가 나고

     7~8구는 인간이 쓴 냄새가 나니 장원은 줄 수 없다.

    병과(丙科)로 합격시키자"고 하여...

    결국 3등에 급제하였다고 합니다.

    

   * 문경새재 삼관문 옆 조령산 맞은편으로 "마패봉"이라는 돌산이 있습니다.

      그 마패봉이 박 어사가 마패를 소나무에 걸어두고 쉬었다 가였다하여 마패봉이라고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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