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近現代 한글 詩

귀뚜라미 - 방 정환 -

백산(百山) 2012. 9. 12. 19:46

 

 

 

 

귀뚜라미 - 방 정환 -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님도 추워서

파랗습니다.

 

울밑에 과꽃이

네 밤만 자면

눈 오는 겨울이

찾아온다고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밤에 오동잎이

떨어집니다.

 

 

 

 

늙은 잠자리 - 방 정환 -

 

수수나무 마나님 좋은 마나님
오늘 저녁 하루만 재워주셔요
아니 아니 안돼요 무서워서요
당신 눈이 무서워 못 재웁니다

 

잠잘 곳이 없어서 늙은 잠자리
바지랑대 갈퀴에 혼자 앉아서
추운 바람 서러워 한숨 짓는데
감나무 마른 잎이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