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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기평좌(平起平坐)'

백산(百山) 2011. 1. 22. 02:33

‘평기평좌(平起平坐)'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이제

‘평기평좌(平起平坐·서로 대등한 관계)’에 접어들었다고 서방 언론이 소개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 등 중국 언론은

19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이렇게 간접 평가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의 기존 외교정책 기조

도광양회(韜光養晦·재주를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와는 영 다른 분위기다.

덩샤오핑(鄧小平) 지도자가 1980년대에

‘앞으로 100년간 미국과 맞서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거의 맞서기 일보직전이라는 기류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더욱 광범위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후 주석은 19일 환영식에서

“등고망원(登高望遠·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봄)과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함)의 정신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으로 이끌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내세우며 중국을 압박할 것을 예상해

미리 방어막을 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고위관료들도 미중 관계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중국의 사자성어를 빌려 표현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어려움을 건너다)라는 말을 인용했다.

“우린 같은 배를 탔기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지

다른 방향으로 저으면 혼란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또 미중 관계를 ‘프레네미(frenemy)’라고도 표현했다.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로 ‘친구이자 적인 관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