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밥 - 김 륭 - 개구리밥 - 김 륭 - 개구리밥은 먹지 못한다는 걸 이젠 알아요 개굴개굴 개구리들이 밤새도록 볶아요 프라이팬에 식은 밥 볶듯 개구리들이 무논 가득 울음을 볶아요 지글지글 달빛이 끓어올라요 와글와글 별빛이 눌어붙어요 자장면이나 짬뽕은 싫은가 봐요 볶음밥이 입맛에 맞나 봐요 개..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
가을밤 - 윤 석중 - 가을밤 - 윤 석중 - 문틈에서 드르렁드르렁 "거, 누구요?" "문풍지예요." 창밖에서 바스락바스락 "거, 누구요?" "가랑잎예요." 문구멍으로 기웃기웃. "거, 누구요?" "달빛예요." 꽃밭 - 윤 석중 -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
가을 - 조 병화 - 가을 - 조 병화 - 어려운 학업을 마친 소년처럼 가을이 의젓하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푸른 모자를 높게 쓰고 맑은 눈을 하고 청초한 얼굴로 인사를 하러 오고 있습니다 "그 동안 참으로 더웠었지요" 하며 먼 곳을 돌아 돌아 어려운 학업을 마친 소년처럼 가을이 의젓하게 높은 구름고개를 ..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
가을 - 정 호승 - 가을 - 정 호승 - 하늘다람쥐 한 마리 가을 산길 위에 죽어있다 도토리나무 열매 하나 햇살에 몸을 뒤척이며 누워 있고 가랑잎나비 한 마리 가랑잎 위에 앉아 울고 있다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
하늘의 여름 - 차 영섭 - 하늘의 여름 - 차 영섭 - 여름엔 하늘도 힘드실 거예요 사람들은 덥다고 덥다고 피서를 가는데 하늘은 꼭 해야만 될 일이 있거든요 산에 산에 나무들도 키워야겠고 밭에 밭에 열매들도 익혀야 하니까요. 햇살 속에 물감이랑 설탕이랑 몰래 숨겨서 과일에게 곱게 곱게 색칠도 해주고 듬뿍..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
팔월이 온다 - 홍 우희 - 팔월이 온다 - 홍 우희 - 칠월이 아직 사는 연립 우리집 마당 개구쟁이 쓰르라미 쓰쓰 쓰르렴 쓰쓰 쓰르렴 잔소리를 자꾸만 여기저기 늘어놓고 경비아저씨 대빗자루 오냐 그래 알았다 싹싹 쓸겠다 싹싹 쓸겠다 새로 오는 팔월을 단장하고 반길 테다 꽃을 떨어낸 열매들아 방학을 맞은 아..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
코스모스 - 박 경용 - 코스모스 - 박 경용 - 무얼 먹고 저리도 키가 컸을까? 하늘 먹고 컸겠지. 바람 먹고 컸겠지. 무얼 발라 얼굴은 저리 이쁠까? 햇발 발라 이쁘겠지. 달빛 발라 이쁘겠지. 하늘 먹고 바람 먹고 나보다 키클라... 햇발 발라 달빛 발라 나보다 이쁠라...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
찻숟갈 - 박 목월 - 찻숟갈 - 박 목월 - 손님이 오시면 찻잔 옆에 따라 나오는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손님이 오시면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내 옆에 앉아 있어."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네, 아버지." 나는 대답도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했다.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하얀 눈과 마을과 - 박 두진 - 눈이 ..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
지층 - 시체놀이 - 조 미정 - 지층 - 시체놀이 - 조 미정 - 가위! 바위! 보! 맨 꼴찌인 수정이는 맨 밑에 눕고, 그 다음으로 진 민정이는 수정이 위에, 그 다음으로 진 현지는 민정이 위에, 일등인 혜정이는 현지 위에, 혜정이가 부러운 수정이, 수정이는 혜정이보다 더 한참을 누워 있어야 했다.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
좀좀좀좀 - 한 상순 - 좀좀좀좀 - 한 상순 - 잠 좀 자라 공부 좀 해라 내방청소 좀 해라 제발, 뛰지 좀 마라 게임 좀 그만해라 텔래비전 좀 그만 봐라 군것질 좀 그만해라 엄마 잔소리 속에 꼭 끼어 드는 좀좀좀좀 詩/近現代 한글 詩 201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