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 鎭川, 죽어 龍仁
生居鎭川 死居龍仁이란 말이 있다.
살기로는 진천이 좋고,
죽어서 묻히기로는 용인만한 데가 없다는 뜻으로 잘 쓰인다.
그것은 아마도....
충북 진천이 농사지을 좋은 땅이 많고 가뭄과 홍수가 별로 없어
살만하다고 한 모양이고,
경기 용인은 명당이 될 만한 곳이 많아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 묘소가 많은 모양이다.
예전에 용인으로 시집을 온 여자가 있어 아들 하나 낳고 오순도순 잘 살다가
남편이 덜컥 죽었던 모양이다.
졸지에 과부가 된 애 엄마는 아들을 용인 땅에 놔두고 진천으로 개가를 한다.
진천에는 이미 전처가 낳았던 아들이 있었던 모양인데
(개가해서 낳았다는 말도 있고)
이 아들은 효성이 지극하여 친어머니 못지 않게 봉양을 했더란다.
장성한 용인의 아들 역시 효심은 지극했던 모양으로
이 여자가 죽었을 때
용인에다가 묘소를 쓰겠다고 진천의 아들과 다투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기가 막힌 일 아닌가...
낳은 정이니 기른 정이니 그런 말도 있지만,
장성과정에서 친어머니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아들의 효심과
새어머니를 친어머니 이상으로 섬겼던 아들의 효심이 부닥쳤으니...
두 아들의 다툼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진천의 원님에게 판결을 내려 달라고 했더란다.
진천 원님 가로되...
"에혀~ 살아서는 진천에서 살았응게,
죽은 뒤에는 용인에 장사지내는 것이 공평하다"
[生居鎭川 死居龍仁]은 바로 그 진천원님의 판결문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