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는 글들/名文 글귀

伯夷列傳 - 史馬遷 -

백산(百山) 2013. 1. 20. 11:22

 

 

伯夷列傳 - 史馬遷 -

夫學者載籍極博(부학자재적극박) 대체로 학문을 하는 데는 참고할 서적이 매우 많지만,
猶考信於六(유고신어육예) 여전히 상고하면 육예에 믿음이 간다
詩書雖缺(시서수결) 시경과 서경은 비록 잃어버린 부분이 있으나
然虞夏之文可知也(연우하지문가지야) 우와 하 시대의 일을 알 수 있다
堯將遜位(요장손위) 요임금이 손위를 하여
讓於虞舜(양어우순) 순에게 물려주었다
舜禹之閒(순우지한) 순은 우에게 물려주었다
岳牧咸薦(악목함천) 악과 목이 모두 추천하면
乃試之於位(내시지어위) 곧 관직에서 그를 시험하여
典職數十年(전직수십년) 관직을 담당한지 십년 동안
功用旣興(공용기흥) 공적과 실적을 올려야
然後授政(연후수정) 정권을 주었으니
示天下重器(시천하중기) 천하에 중요한 자리임을 보여 준다.
王者大統(왕자대통) 임금은 큰 통치자로서
傳天下若斯之難也(전천하약사지난야) 천하를 전하는 일이 이처럼 어려운 일이니라
而說者曰(이설자왈) 그러나 어떤 설에 이르기를
堯讓天下於許由(요양천하어허유) 요는 천하를 허유에게 물려 주려고 하였으나
許由不受(허유불수) 허유는 받지 않고
恥之逃隱(치지도은) 이를 부끄럽게 여기고 달아나 숨었다
及夏之時(급하지시) 하 시대에 이르러서는
有卞隨務光者(유변수무광자) 변수와 무광이란 자가 있었다 하니
此何以稱焉(차하이칭언) 무슨 근거로 이렇게 말하였는가

太史公曰(태사공왈) 태사공이 이른다
余登箕山(여등기산) 내가 기산에 올랐는데
其上蓋有許由(기상개유허유총운) 그 위에 허유의 무덤이 있다고 했다
孔子序列古之仁聖賢人(공자서열고지인성현인)

                                공자는 고래의 어진이, 성스러운, 현명한 이,를 차례를 세워 말했는데
如吳太伯(여오태백) 오의 태백과
伯夷之倫詳矣(백이지륜상의) 백이의 무리가 상세하다
余以所聞由光義至高(여이소문유광의지고) 내가 들은 허유와 무광은 의리가 지극히 높다 하였지만
其文辭不少槪見(기문사불소개견) 그들이 공자의 문사에는 조금도 보이지 않으니
何哉(하재) 어째서인가
 

 

孔子曰(공자왈) 공자가 이르기를
伯夷叔齊不念舊惡(백이숙제불념구악) “백이 숙제는 사람의 구악을 생각하지 않았으며,
怨是用希(원시용희) 그래서 사람을 원망하는 일이 적었다
求仁得仁(구인득인) 그들은 인을 구하여 인을 얻었으니
又何怨乎(우하원호) 또 무엇을 원망하겠는가?“
余悲伯夷之意(여비백이지의) 그러나 나는 백이의 뜻을 슬퍼한다
睹軼詩可異焉(도질시가이언) 그의 시를 보면 백이의 참 뜻을 의심할 만한 것이 있다
其傳曰(기전왈) 그 전기에 이르기를,
伯夷叔齊(백이숙제) 백이 숙제는
孤竹君 之二子也(고죽군 지이자야) 고죽군의 두 아들인데
父欲立叔齊(부욕입숙제) 아버지가 숙제를 세우려 하였다
及父卒叔齊讓伯夷(급부졸숙제양백이) 아버지가 죽자 숙제는 백이에게 양보하였다
伯夷曰(백이왈) 백이가 말하기를
父命也(부명야) “아버지의 명입니다” 하고
遂逃去(수도거) 마침 달아나 떠나니
叔齊亦不肯立而逃之(숙제역불긍입이도지) 숙제 또한 기꺼이 서려 하지 않고 그 곳으로 달아났다
國人立其中子(국인입기중자) 나라 사람들이 그 중자를 세웠다
於是(어시) 이리하여
伯夷叔齊聞西伯昌善養老(백이숙제문서백창선양노)

                                    백이 숙제는 주나라 서백 창이 늙은이를 잘 보살핀다는 말을 듣고,
盍往歸焉(합왕귀언) “어찌 그에게로 돌아가지 않으리오.” 했다
及至西伯卒(급지서백졸) 주나라에 이르자 서백이 죽고
武王載木主號爲文王(무왕재목주호위문왕) 아들 무왕이 나무 신주를 싣고 문왕이라 이름하고
東伐紂(동벌주) 동으로 은나라의 주왕을 칠려고 했다
伯夷叔齊叩馬而諫曰(백이숙제고마이간왈) 백이 숙제는 왕의 말을 손으로 치며 간언하여 이르기를,
父死不葬爰及干戈(부사불장원급간과) “아버지가 돌아가시어 장사도 지내지 않고 전쟁을 치르니
可謂孝乎(가위효호) 효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以臣弑君(이신시군) 신하로서 임금을 죽이는 것을
可謂仁乎(가위인호) 어진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까?“고 하니
左右欲兵之(좌우욕병지) 왕의 좌우 신하들이 죽이려 하니
太公曰(태공왈) 태공이 말하기를
此義人也(차의인야) “이 사람들은 의인이니라.”하고
扶而去之(부이거지) 몸을 부축하고 그 곳을 떠났다.
武王已平殷亂(무왕이평은란) 무왕이 이미 은나라의 어지러움을 평정하니
天下宗周(천하종주) 천하는 주나라를 종주국으로 삼았으나
而伯夷叔齊恥之(이백이숙제치지) : 백이와 숙제는 이를 부끄럽게 여겼다
義不食周粟(의불식주속) 의리상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고
隱於首陽山(은어수양산) 수양산에 숨었다
采薇而食之(채미이식지) 고사리를 캐어 먹다가
及餓且死(급아차사) 굶어서 죽을 지경에 이르자
作歌其辭曰(작가기사왈) 노래를 지었는데 그 노랫말에 이르기를
登彼西山兮(등피서산혜) “저 서산에 오름이여
采其薇矣(채기미의) 고사리를 캐노라
以暴易暴兮(이폭역폭혜) 폭력으로서 폭력을 바꿈이여
不知其非矣(불지기비의) 그 그릇됨을 알지 못하도다
神農虞夏忽焉沒兮(신농우하홀언몰혜) 신농, 우, 하가 갑자기 멸망했도다
我安適歸矣(아안적귀의) 우리는 어디로 귀의 하리오
于嗟徂兮(우차조혜) 아, 돌아가리라
命之衰矣(명지쇠의) 우리의 목숨이 쇠하였도다.“고 했다
遂餓死於首陽山(수아사어수양산) 마침내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다.
由此觀之(유차관지) 이 노래에서 살펴 보건데
怨邪非邪(원사비사) 원망했는가, 그렇지 않은가

或曰(혹왈)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天道無親(천도무친) “하늘의 도리는 사사로이 친함이 없으며
常與善人(상여선인) 늘 착한 사람과 함께 한다.“고 한다
若伯夷叔齊(약백이숙제) 백이 숙제와 같은 사람을
可謂善人者非邪(가위선인자비사)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積仁絜行如此(적인혈행여차) 어진 덕을 쌓고 품행이 조촐함이 이와 같으면서도
而餓死(이아사) 굶어 죽었도다
且七十子之徒(차칠십자지도) 또 공자의 칠십 제자 중에서
仲尼獨薦顔淵爲好學(중니독천안연위호학) 공자는 유독 안회를 들어 학문하기를 좋아한다고 하였지만
然回也屢空(연회야루공) 그러나 회는 자주 굶었고
糟穅不厭(조강불염) 지게미나 겨도 싫어하지 않았는데
而卒蚤夭(이졸조요) 마침내 일찍 죽고 말았다
天之報施善人(천지보시선인) 하늘이 착한 사람에게 베푼다는 것이
其何如哉(기하여재) 어떠하였는가
盜蹠日殺不辜(도척일살불고) 도척은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肝人之肉(간인지육) 사람의 살을 회쳐 먹고
暴戾恣睢(폭려자휴) 폭악 방종하여
聚黨數千人橫行天下(취당수천인횡행천하) 무리 수천 사람을 모아 천하를 횡행하였지만
竟以壽終(경이수종) 끝내 제 수명을 마치었다
是遵何德哉(시준하덕재) 이런 것은 무슨 덕을 따른 것인가
此其尤大彰明較著者也(차기우대창명교저자야) 이것들은 가장 표나게 드러난 것들이다.
若至近世(약지근세) 근세에 이르러서는
操行不軌(조행불궤) 행동하는 것이 규칙을 따르지 않고
專犯忌諱(전범기휘) 남에게 못할 일을 범하고서도
而終身逸樂(이종신일락) 끝내 죽도록 평안하고 즐겁게 살고
富厚累世不絶(부후루세불절) 부귀가 대대로 이어져 끊이지 않는다.
或擇地而蹈之(혹택지이도지) 어떤 사람은 땅을 택하여 밟고
時然後出言(시연후출언) 때맞추어 말을 하고
行不由徑(행불유경) 길을 가도 지름길을 거치지 않고
非公正不發憤(비공정불발분) 공정하지 않으면 분발하지 않아도
而遇禍災者(이우화재자) 재앙을 만나게 되는 사람은
不可勝數也(불가승수야) 가히 그 수효를 셀 수가 없도다
余甚惑焉(여심혹언) 나는 심히 당혹스러우니
儻所謂天道(당소위천도) 이런바 하늘의 도라고 하는 것이
是邪非邪(시사비사) 옳은가, 그른가
 

子曰(자왈) 공자가 이르시기를
道不同不相爲謀(도불동불상위모) “사람은 추구하는 도가 같지 않으면 서로 꾀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亦各從其志也(역각종기지야) 이 말은 또한 각자 자신의 의지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故曰(고왈) 그래서 이르시기를
富貴如可求(부귀여가구) “만약 부귀가 구할 수 있다면
雖執鞭之士(수집편지사) 비록 비천한 견마잡이 라도
吾亦爲之(오역위지) 나도 그것을 할 것이니라.
如不可求(여불가구) 만약에 구할 수 없다면
從吾所好(종오소호)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라 하리라.“고 하셨다.
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 “날씨가 차가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뒤에 시든다는 것을 안다.”고 하셨다.
擧世混濁(거세혼탁) 세상이 모두 혼탁하면
淸士乃見(청사내견) 청렴한 사람이 드러나니
豈以其重若彼(개이기중약피) 어찌 사람이 중히 여기는 것이 저들과 같으며
其輕若此哉(기경약차재) 그들이 가벼이 여기는 것이 이와 같겠는가
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군자질몰세이명불칭언) 군자는 세상에서 죽고 나서

                                                                   이름이 불리워 지지 않는 것을 싫어한다

賈子曰(가자왈) 가의가 말하기를
貪夫徇財(탐부순재) “탐욕하는 사람이 재물 때문에 죽고
烈士徇名(열사순명) 열사는 이름 때문에 죽고
夸者死權(과자사권) 권세를 부리고자 하는 사람은 권세 때문에 죽고
衆庶馮生(중서풍생) 평범한 서민은 다만 생활에 매달린다.“고 하였다.
同明相照(동명상조) 같은 광명은 서로 비추어 주고
同類相求(동류상구) 같은 무리는 서로 어울리기를
雲從龍(운종룡) 구름이 용을 따르고
風從虎(풍종호) 바람이 범을 따르는 것과 같다
聖人作而萬物覩(성인작이만물도) 성인이 태어나야 온갖 물건도 보여진다.
伯夷叔齊雖賢(백이숙제수현) 백이 숙제가 비록 어질어도
得夫子而名益彰(득부자이명익창) 공자의 기록을 얻어야 이름이 더욱 드러나고
顔淵雖篤學(안연수독학) 안연이 비록 학문에 독실하나
附驥尾而行益顯(부기미이행익현) 성인의 꼬리에 붙어야 품행이 드러난다
巖穴之士(암혈지사) 바위와 굴같은 자연에 사는 선비
趣舍有時若此(취사유시약차) 나가고 물러남에 이와 같은 때가 있나니
類名堙滅而不稱(류명인멸이불칭) 이러한 이름난 이가 묻혀서 불리워지지 않는다
悲夫(비부) 슬프도다
閭巷之人(여항지인) 마을 골목에 사는 사람이야
欲砥行立名者(욕지행입명자) 품행을 닦아 이름을 세우고자 하나
非附靑雲之士(비부청운지사) 청운의 뜻을 이룬 선비에게 붙지 않고야
惡能施于後世哉(악능시우후세재) 어찌 후세에 이름을 베풀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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