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人怨 - 李 奎報 -
* 順讀
腸斷啼鶯春(단장제앵춘) 단장제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
落花紅簇地(낙화홍족지)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
香衾曉枕孤(향금효침고)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
玉臉雙流淚(옥검쌍유루) 고운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누나
郞信薄如雲(낭신박여운) 님의 약속 믿음 없기 뜬구름 같고
妾情撓似水(첩정요사수) 이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누나
長日度與誰(장일도여수)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
皺却愁眉翠(추각수미취) 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을까
* 逆讀
翠眉愁却皺(취미수각추) 푸른 눈썹은 수심 겨워 찌푸려 있는데
誰與度日長(수여도일장) 뉘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 볼까
水似撓情妾(수사요정첩) 강물은 내 마음인 양 출렁거리고
雲如薄信郎(운여박신랑) 구름은 신의 없는 님의 마음 같아라
淚流雙臉玉(누류쌍검옥) 두 뺨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
孤枕曉衾香(고침효금향) 외론 베개 새벽 이불만 향기롭구나
地簇紅花落(지족홍화락)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
春鶯啼斷腸(춘앵제단장) 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 타누나
□ 雪中訪友人不遇 - 李 奎報 - 雪色白於紙(설색백어지) 눈빛이 종이보다 더욱 희 길래 擧鞭書姓字(거편서성자) 채찍 들어 내 이름을 그 위에 썼지 莫敎風掃地(막교풍소지) 바람아 불어서 땅 쓸지 마라 好待主人至(호대주인지)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주렴. □ 衾中笑(이불 속에서 웃을 일) - 李 奎報 - 人間可笑事頻生(인간가소사번생) 인간에 우스운 일 자주 일어나지만 晝日情多笑未遑(주일정다소미황) 낮에야 생각이 많아 웃을 겨를도 없네 半夜衾中潛自笑(반야금중잠자소) 밤중에 이불 속에서 슬며시 웃으니 殷於手拍口兼張(은어수박구겸장) 손뼉 치고 큰 입으로 웃는 것보다 더 큰 웃음이네 □ 衾中笑一 - 李 奎報 - 衾中所笑雖非一(금중소소유비일) 이불 속에서 웃는 것 한 가지 일만은 아니다 第一呵呵孰最先(제일가가숙최선) 제일 먼저 소리내어 웃는 일 무엇인가 文拙平時遲澁者(문졸평시지삽자) 글재주 졸렬해서 평시에는 꾸물대던 사람이 揮毫示捷貴人前(휘호시첩귀인전) 귀인 앞에서 붓을 잡고 날렵한 척하는 걸세 □ 衾笑二 中- 李 奎報 - 笑中第二又誰是(소중제이우수시) 세상사 웃을 일 중 두 번째는 爲吏硝貪深自秘(위이초탐심자비) 관리되어 탐욕 혼자 깊이 숨기는 일 一物入門人盡知(일물입문인진지) 물건 하나 들어가도 남이 다 아는데 對人好說淸於水(대인호설청어수) 남들에겐 제가 물보다 맑다 하니
□ 衾中笑三 - 李 奎報 - 笑中第三女不颺(소중제삼여불양) 웃는 중에 셋째는 잘 나지도 못한 여인네가 鏡裏自看難自識(경리자간난자식) 거울 속에서 스스로 보면서도 자기를 모르고 有人報道你顔姝(유인보도니안주) 어떤 사람이 얼굴이 곱다고 추어주면 妄擬正姸多作色(망의정연다작색) 정말로 고운 줄 알고 온갖 교태 다 짓는 걸세 □ 衾中笑四 - 李 奎報 - 涉世無差僥倖耳(섭세무차요행이) 세상살이 잘못 없음은 순전히 요행 덕택일세 直方迂闊人皆知(직방우활인개지) 곧고 모나고 어리석음 누구나 알건만 自謂能圓登此位(자위능원등차위) 스스로 원만하여 이 지위에 올랐다 하는 걸세 □ 衾中笑五 - 李 奎報 - 笑中第五是浮屠(소중제오시부도) 웃는 중에 다섯째는 중들인데 邂逅佳人心已寄(해후가인심이기) 미인을 만나면 마음은 벌써 끌려가도 目送飛鴻佯不看(목송비홍양불간) 하늘 나는 기러기에 눈 돌리고 못 본 척하니 故爲灰冷無心士(고위회랭무심사) 짐짓 불꺼진 재 같은 마음을 무심이라 하는 걸세
笑中第四是予身(소중제사시여신) 웃는 중에 넷째는 바로 내 자신인데
□ 炤井戱作(소정희작) - 李 奎報 -
우물가에서 장난삼아
不對靑銅久(부대청동구) 오래도록 거울을 안 보았더니
吾顔莫記誰(오안막기수) 내 얼굴도 이젠 알 수가 없네.
偶來方炤井(우래방소정) 우연히 우물에 비친 모습을 보니
似昔稍相知(사석초상지) 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녀석일세.
□ 卯飮(묘음, 해장 술) - 李 奎報 -
今朝飮狂藥(금조음광약) 오늘 아침 술을 마셨더니
頗覺頭岑岑(파각두잠잠) 몹시도 머리가 지끈지끈
尙難剛斷却(상난강단각) 아직 박절하게 끊기 힘드니
輒欲緩愁心(첩욕완수심) 번번이 수심이나 달랠까 하네.
卯飮(묘음) : 아침에 마시는 술. 즉 해장술
狂藥(광약) : 사람을 미치게 하는 약, 술의 딴 이름.
□ 妬花風(꽃샘 바람) - 李 奎報 -
花時多顚風(화시다전풍) 꽃 필 땐 광풍도 바람도 많으니
人道是妬花(인도시투화) 사람들 이것을 꽃샘바람이라 한다.
天工放紅紫(천공방홍자) 조물주가 주홍빛 자주 빛 꽃피우니
如剪綺與羅(여전기여라) 마치 비단들을 가위질해 놓은 하다.
旣自費功力(기자비공력) 이미 그렇게도 공력을 허비했으니
愛惜固應多(애석고응다) 아끼는 마음이야 응당 적지 않으리라.
豈反妬其艶(기반투기염) 어찌 그 고움을 시기하여
而遣顚風加(이견전풍가) 광풍을 남겨 보냈을까
風若矯天令(풍약교천령) 바람이 만약 하늘의 명을 어긴다면
天豈不罪耶(천기불죄야) 하늘이 어찌 죄를 주지 않을까
此理必不爾(차리필불이) 이런 법이야 반드시 없을 것이니
我道人言訛(아도인언와) 나는 사람들의 말이 잘못이라 말하리라.
鼓舞風所職(고무풍소직) 노래하고 춤추는 건 바람의 맡은 일
被物無私阿(피물무사아) 만물에 은택 입히니 사사로움 없으리라
惜花若停簸(석화약정파) 꽃을 아껴 만약 바람 다 그친다면
其奈生長何(기내생장하) 그 꽃 영원히 생장할 수나 있을까.
花開雖可賞(화개수가상) 꽃 피어 감상하기 좋으나
花落亦何嗟(화락역하차) 꽃 지는 것을 슬퍼할 게 뭐 있나.
開落摠自然(개락총자연) 꽃 피고 꽃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이니
有實必代華(유실필대화) 열매가 생기면 반드시 꽃 피어 대신한다.
莫問天機密(막문천기밀) 묻지 말게나, 오묘한 이치 자연의 이치
把杯且高歌(파배차고가) 술잔 잡고 소리 높여 노래나 불러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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