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薄薄酒 - 蘇 軾(蘇 東坡) -
薄薄酒勝茶湯(박박주승다탕) 묽디 묽은 술도 끓인 차보다 낫고
粗粗布勝無裳(조조포승무상) 거칠고 거친 베옷도 없는 것 보다는 나으며
醜妻惡妾勝空房(추처악첩승공방) 못난 처 못된 첩도 독수공방보다 나으리라
五更待漏靴滿霜(오경대루화만상) 오경에 조회 기다리며 신발가득 서리를 맞는 것은
不如三伏日高睡足北窓凉(불여삼복일고수족북창량)
삼복에 해 높이 들도록 실컷 자고
북창의 시원함 즐기는 삶만 못하네
株孺玉匣萬人祖送歸北邙(주유옥갑만인조송귀북망)
옥으로 된 수의 입고 옥관에 넣어져
만인의 장송받으며 북망산 가는 것 보다는
不如懸鶉百結獨坐負朝陽(불여현순백결독좌부조양)
누더기 꿰맨 남루한 옷 입고 홀로 앉아
등에 아침 햇볕 쬐며 사는 삶이 낫지
生前富貴事後文章(생전부귀사후문장) 살아서 부귀 누리고 죽어 문장 남기려하나
百年瞬息萬世忙(백년순식만세망) 백년도 순식간이요 만세도 바삐 지나 가누나
夷齊盜跖俱亡羊(이제도척구망양) 백이숙제 도척 똑같이 삶을 망쳤나니
不如眼前一醉是非憂樂都兩忘(불여안전일취시비우락도량망)
눈앞의 한잔 술에 취해 옳고 그름,
시름과 즐거움 모두 잊음만 못하지.
□ 盜跖 과 孔子
썩은 생선이 많으면 쥐 때가 기승을 부리고
세상이 썩어 문드러지면 권세는 낮 도둑이 되고
밤이 되면 권세가 노략질한 것을 훔치는 밤 도둑이 득실거리게 된다고 합니다.
이 같은 난세에 해당하는 춘추 전국시대에 盜跖이라는 큰 도둑이 있었고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도 임꺽정이라는 큰 도둑이 있었던 것입니다.
도척으로 말하면 9,000명의 졸개들을 거느리고 천하를 종횡하면서
도둑질로 세상을 흔들어 놓은 도둑 중에 상 도둑,
즉 도가 통한 큰 도둑입니다 .
도척은 큰 도둑이 지켜야 할 5가지 도(道),
즉 성(聖), 용(勇), 의(義), 지(智), 인(仁)을 가져야 한다고 하며
이것을 갖추지 못하면 큰 도둑이 될수 없다고 합니다.
도척에게도 유하계(柳下季)라는 형이 있었는데
孔子의 친구일 정도로 어진 사람입니다.
공자는 친구 유하계에게 도척을 잘 타일러 도적질을 못하게 할 수 없는지
물었으나 유하계는 도척이 형의 말을 듣지 않아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공자가 도척을 잘 타일러 보겠다고
도척을 만나러 대산이라는 도둑소굴로 갔습니다.
공자가 도척의 졸개에게
"魯나라 孔丘가 도척이라는 장군께서 훌륭한 분이라는 말을 듣고
이렇게 찾아와 삼가 절을 하면서 뵈옵고져 합니다"라고 하면서 뵙기를
간청하였습니다.
이같은 수문장의 전갈을 받은 도척은 두 눈을 번뜩이고
머리칼을 하늘로 치솟으면서 이렇게 노발대발했다.
즉, "노나라에서 왔다는 그자가 남을 속여 먹고 사는 공자가 아니냐.
가서 내 말을 전해라.
공자란 놈은 적당한 말을 만들어 문왕이나 무왕을 함부로 칭찬하며
이것 저것 요란하게 장식한 관을 쓰고 허리에 쇠가죽 띠를 두르고
수다를 떨어 농사도 짓지 않고도 밥을 먹고, 길쌈을 하지 않고도 옷을 입고,
입술과 혀를 멋대로 놀려 시비를 벌여서 천하의 군왕을 후리고
천하의 학자들이 본성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며
어버이를 모시고 아랫사람을 아끼라는 효제(孝悌)를 떠들고 돌아 다닌다는데
이는 필시 제후의 눈에 들어서 높은 벼슬아치가 되어 보겠다는
심산에 불과하다. 당장 꺼져 버리라고 말해라.
그렇지 않으면 공구(孔丘)의 간을 끄집어 내어 점심의 반찬으로 삼겠다".
수문장으로부터 도척의 말은 전해 들은 공자는
"저는 장군의 형님인 유하계와는 막역한 사이입니다.
제발 장군의 신발만이라도 멀리서 나마 바라보게 하여 주시길 바랍니다"고
하면서 만나게 해 달라고 哀乞伏乞(애걸복걸)했다.
공자가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도척의 형 유하계에게 도척을 설득하겠다고 자신 했는데 수문장이 전해주는
도척의 말을 들어보니 잘 못하다가 영락없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진 것이라고 혀 밖에 없는데
도척의 사람됨으로 보아 설득당할 위인이 아닙니다.
이때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요.
공자가 생각한 방법이 치사하지만 도척의 기분을 맞추어 주는 것입니다.
애걸복걸하여 어렵게 승낙을 받은 공자는 총총 걸음으로 도척 앞으로 나아가
앞자리를 피하고 뒷자리로 물러나 큰 절을 두번 올린다.
천하의 도둑 도척이 공자가 하는 꼴을 보고 두 발을 벌리고
칼자루를 만지작 거리면서 눈을 부릅뜨고 살기 등등한 기세로
"구(丘, 구는 공자의 이름이다)야, 앞으로 냉큼 나오너라.
네 말이 내 뜻에 맞으면 살려 주겠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죽는 줄 알아라"
하고 말한다.
공자는 앞으로 나아가 삼가 말을 올린다.
먼저 장군께서 노여움을 거두어 달라고 한 후 이렇게 말한다.
"제가 듣기로는 천하에 3가지 훌륭한 덕이 있답니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장대하고 용모가 더없이 아름다워 세상의 그 누구도
한 번 보기만 하면 좋아하게 되는 것이 最上의 德이라 하고,
지혜가 천지를 포용하고 재능이 모든 사물에 미치는 것이 中德이라 하고,
용맹하여 많은 부하들을 자유 자재로 통솔하는 것이 下德이라 합니다.
이 3가지 덕 중 한 가지 만이라도 갖추고 있는 사람은 군주의 자리에 올라
제후라고 칭할 수 있습니다."
공자는 말을 더 이어 간다.
"그런데 장군께서는 이 3가지 덕을 모두 갖추고 계십니다.
키는 여덟자 두치나 되고, 얼굴 빛은 떠오르는 태양처럼 빛나며,
입술은 물들인 듯 붉고, 치아는 조개를 늘어놓은 듯 가지런하며,
목소리는 황종의 음률과 같습니다.
그럼에도 장군께서 도둑의 두목이라 불리우고 있으니
저는 장군을 위하여 평소 애석하고 부끄럽게 생각해 왔습니다.
만약 장군께서 저의 말을 들어 주실 뜻이 있다면
저는 남쪽으로 오나라와 월나라를 찾아가고,
북쪽으로 제나라와 노나라를 찾아가고,
동쪽으로 송과 위를, 그리고 서쪽의 진나라와 초나라로 심부름꾼이 되어
그들 나라 제후를 설득하여 장군을 위해 수 백리 큰 성을 쌓고,
또 수십만 호의 봉읍을 내리게 하여 장군을 그 곳의 제후로 떠받들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장군께서는 천하의 제후들과 함께 정치를 하고,
전쟁을 종식시켜 병사들을 고향에 쉬게 하며, 형제들을 잘 돌보아 주고,
또 조상을 공경하여 제사를 올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성인과 재주가 영민한 사람의 행위이며,
또 천하 백성들이 바라는 일이기도 합니다."
공자의 이같은 아첨어린 말을 들은 도척은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고
큰 입을 벌려 큰소리로 "푸하하하... " 웃고는
공자의 말을 하나하나 반격하기 시작한다.
공자의 가소로운 말을 들은 도척은 처음에는 호탕하게 웃다가
이내 도척 특유의 화를 내며 쩌렁 쩌렁한 큰소리로 공자의 말을 반격하기
시작합니다.
"네 이놈 구(丘)야, 썩 이리 나오너라!
이익으로 나를 유혹하여 바로잡고 그럴듯한 말로 충고하려 하는데,
그것은 우매한 자들에게나 통하는 수작이다.
내 용모가 준수하여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은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의 덕분으로 네 놈이 그렇게 떠들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면전에서 사람을 칭찬하는 놈치고
뒤에서 험담하지 않는 놈이 없다고 들었다.
또 네 놈은 큰 성을 주고 많은 백성을 다스릴 수 있게 해준다고 혀를 놀렸는데,
이는 필시 네 놈이 이득으로 나를 꾀어 내어 나를 우매한 놈들 다루듯 얼러서
내가 지금 하는 일을 못하게 하려는 얕은 수작이다.
성(城)이 큰 것으로 말하자면 천하보다 큰 것은 없다. 요.순 임금이 천하를
차지 했지만 그 자손은 송곳하나 세울 만한 땅도 갖지 못했다.
은나라 탕왕이나 주나라 무왕도 천자의 자리에 올랐으나 멸망하여
대가 끊어지고 말았다. 이는 너무 큰 이득을 탐했기 때문이다.
옛날엔 새나 짐승이 많았고 사람은 적었다.
그래서 사람도 새처럼 나무 위에서 살면서 짐승을 피해
낮이면 도토리나 밤을 줍고 밤이면 나무 위에서 쉬었다.
또 옷이란 것을 몰랐고 여름에 먹을 것을 마련하여 겨울에 사용하였다.
더 나아가 자기의 어머니는 알아도 아버지는 몰랐으며
사슴들과 함께 살면서 논밭을 일구어 곡식을 거두어 먹고 살면서
서로 해(害)를 끼칠 마음을 갖지 않았다.
이것은 덕이 지극한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황제는 덕을 완전히 실현시키지 못하여 싸움만 일삼아 수 백리를 피로 물들였고,
요.순이 천자가 되자 수작을 부려 수많은 신하를 앞세웠고
탕왕은 선왕을 내 쫒았고 무왕은 선왕을 죽였다.
그 뒤로 강한 놈이 약한 놈을 짓밟고
다수가 소수를 업신여기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탕.무왕 이후론 군왕이란 것은 모두 세상을 어지럽히는 무리들이다.
그런데 네 놈은 문왕과 무왕의 도를 앞세운다면서 천하의 논변을 도맡아
후세를 가르친다고 입방아를 찧고 헛된 소리와 거짓으로 군왕을 홀려서
부귀한 신분이 되려 하고 있을 뿐이다.
구야, 도둑이라면 네 놈보다 더 큰 도둑은 없다.
천하는 어째서 네 놈을 도둑 구(丘)라 하지 않고
나를 도둑 도척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네 놈은 달콤한 말로 子路(공자의 제자)를 꾀어서 너를 따르게 하고
그의 높은 벼슬을 버리게 하였고 긴 칼을 풀어 놓게 하여
공구가 천하의 난폭자를 없앤다는 공치사를 들으려 하였다.
그 자로는 위군(衛君)을 죽이려다 붙들려 그의 몸은 소금에 절여졌다.
이것은 네놈의 가르침이란 것이 아직 설익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냐.
네 놈은 스스로 자신을 성인재사라 한다지만 두 번이나 魯나라에서 쫓겨 났고,
위나라에선 발꿈치까지 깎였고, 제나라에선 궁했고,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선 포위되어 몸 둘 데도 없지 않았느냐.
네 놈은 자로에게 소금에 절여지는 재난을 물려주었으니
결국 내 몸 하나 간수 못하면서 남의 몸 마져 망친 놈이 아니냐.
덕이 높다면 황제보다 높은 사람은 없겠지만
그도 덕이 모자라 싸움을 일으켜 백리 사방 들을 피로 물들였다.
요임금은 자애심이 없는 인물이고 순임금은 불효자식이고
우임금은 반신불수가 되었고 문왕은 유폐당했다.
그런데 네 놈은 이들이 덕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들도 이익과 욕심에 이끌려 본성을 어지럽히고
사람의 성정에 어긋난 짓을 범한 것이다.
그들의 행위가 얼마나 부끄러운가.
또 현자(賢者)를 말해 보자.
백이 숙제는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지만 묻어 주는 놈 하나 없었다.
포초(鮑焦)는 세상을 비난하다 나무를 껴안고 죽었다.
신도적(申徒狄)은 임금에게 충언을 하다가 들어 주지 않자
돌을 지고 황하에 몸을 던져 죽었다.
개자추(介子推)는 지극히 충성스러워 자기의 허벅지 살을 베어
문공에게 주었으나 비참하게 불에 타 죽었다.
미생(未生)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한 여자가 오지 않아 기다리다가
홍수가 져서 물에 떠내려가 죽었다.
이들은 칼질을 당한 개나 홍수에 떠내려가는 돼지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모두 명목에만 붙어서 목숨을 가벼이 여기고 본성으로 돌아가
몸을 보양할 줄을 몰랐다.
충신(忠臣)하면 비간(比干)과 오자서를 들지만
비간은 가슴이 도려 내져 죽었고,
오자서의 주검은 양자강에 버려졌다.
천하의 충신이라지만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 셈이다.
이렇게 보면 어느 놈도 존경할게 없다.
그런데 네 놈이 나를 설득할 때 귀신을 판다면 나도 모를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의 일로 나를 꾀려 한다면 이제까지 내가 한 말로 충분할 것이다.
네 놈이 한 말은 내가 이미 다 아는 바다.
이제 내가 네 놈에게 사람의 성정에 대하여 말해 주마.
눈은 아름다운 빛을 보려 하고
귀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려 하고
입은 좋은 맛을 보려 하며
기분은 만족하기를 바란다.
사람의 목숨이란 백살을 넘지 못한다.
병들어 여위고 남의 죽음에 문상하고 걱정 근심 괴로움 따위로 보내는
시간을 빼고 나면 입을 벌려 웃을 수 있는 시간은 한달 중에 너댓새에 불과하다.
천지는 무궁하지만 사람은 때가 되면 죽어야 한다.
유한한 것이 무한한 것에 맡기고 있다는 것은
준마가 문틈을 지나는 순간이나 같은 것이다.
자기의 기분을 누르고 제 목숨을 보양하지 못하는 사람은
모두 도에 능통한 게 아니다.
네 놈이 한 말이란 모두 내가 버린 것들이다. 당장 돌아가라.
두번 다시 주둥아리를 놀리지 마라.
네 놈이 말하는 도란 본성을 잃어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네 놈은 거짓투성이다. 그런데 어찌 네 놈이 감히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도척의 훈계는 여기서 끝난다.
정말 천하 명 연설이고 공자의 폐부를 찔러 간 것이다.
제갈공명의 연하웅변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인간만사를 꿰뚫고 있다.
그러면 도척의 도도한 훈계를 들은 공자는 어찌 하였을까.
모든 거짓과 위선이 탄로나자 대꾸할 말조차 잊고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을 띄고 서둘러 도척에게 두 번 큰절을 올리고
부리나케 문을 열고 나와 수레를 타고 줄행랑을 치고 만다.
수레에 올라 고삐를 잡으려 했으나 세 번이나 실수를 한다.
눈앞이 몽롱하여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얼굴빛은 마치 불꺼진 재처럼 싸늘하여 생기라고는 찾아 볼 수없었다.
수레의 손잡이를 쥐고 고개를 떨군 채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도척의 형 유하계에게 도척을 설득하겠다고 장담했는데.
유하계가 공자를 만나 도척을 설득했느냐고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프지 않은데 공연히 뜸을 뜬 꼴이 되었소. 부산히 가서
호랑이의 머리를 건드리고 수염을 만지다 호랑이 밥이 될 뻔하였소"
도척이 피가 뚝뚝 떨어지고 뜨끈뜨끈한 사람의 생간을 꺼집어 내어
요기를 하고 있는데. 제자들이 도척에게 물었다.
"대왕님께 여쭙겠습니다. 우리 같은 도둑에게도 道가 있습니까?"
이에 도척이 대답한다.
"어찌 道가 없겠느냐?"
"큰도둑이 되기 위하여 첫번째 갖추어야 할 도가,
먼저 방안 어디에 값진 물건이 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일러 성(聖)이라 하며
물건을 훔칠 때 앞장서는 것을 용(勇)이라 한다.
물건을 훔친 후 마지막에 나오는 것을 의(義)라 이른다.
또 그 날의 운수나 상황을 잘 판단하여
재수가 있고 없음을 미리 아는 것을 지(智)라 하며,
훔친 물건을 공평하게 잘 나눠 주는 것을 인(仁)이라 이른다.
이 다섯 가지를 도를 모두 갖추지 않고서는 큰 도둑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로 보아 선인(善人)도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면 선인이 될 수 없듯이,
나 같은 악인(惡人)도 성인의 도를 완전히 갖추지 않고서는 악인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천하에는 필경 착한 사람이 적고 악인은 많으니
성인의 도는 천하에 이로움보다 해악을 끼친 것이 더 많다."
중국 한 나라때 史記라는 역사책을 지은 사마천에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있으리라.
사마천은 한무제(漢武帝) 아래에서 대사령의 직책을 가지고 있다 가
그의 나이 48살 때 흉노 정벌에 나섰다 전쟁에 지고 투항한 이릉장군을
변호하다가 한무제의 비위를 상하게 하여
궁형(宮刑, 남자의 심벌을 자르는 형벌)에 처해졌다.
부당한 형벌에 대한 원한과 분노로 자살까지 결심할 정도로
치욕의 나날을 보내다 이에 대한 항변으로 불멸의 사기를 남기게 된 것이다.
사기는 춘추전국시대를 포함하여 고대로부터 한나라 때에 이르기까지
2천년 동안 승자와 패자, 권력자와 반역자로부터,
거리의 서민에 이르기 까지 그 개개인의 전기는 파란만장한 인간백과이다.
사마천이 사기를 저술하면서 가장 고심한 화두는
하늘(천도)의 도는 과연 있으며 선한 사람의 편인가 이다.
천도가 선한 사람 편에 있다면 백이.숙제는 왜 굶어 죽어야 하였는가?
또한 공자의 제자 중에 안연이라는 자가 있는데,
그는 누구 보다도 공자의 가르침에 순종하였고, 우수하여 품행도 방정하였는데,
가난하던 나머지 거리에서 굶어 죽었다.
반면 같은 시대에 도척이라는 자가 살았는데, 그는 비할 데 없는 대악인으로
사람을 죽여 재물을 빼앗고, 제 멋대로의 생활을 하며,
천하를 누비고 다녔는데도 제 목숨이 다할 때 까지 살았고,
안락하게 죽을 수가 있었다.
이래도 하늘은 항상 올바른 사람의 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하면서 하늘이 선인의 편이라는 말을 반박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보아서 착하지만 약한 사람이 패배하여 멸망하고,
나쁘지만 강한 사람이 승리하고 번영하는 예가 많다.
그러기에 우리 세상 이치를 의심하며,
[천도는 있는가?, 없는가?]하고 반문도 하여 보는 것이 아닌가.
공자는 말했다.[사람들은 각자가 그 좋아하는 길을 따른다].
즉 누구나가 자기의 길을 간다고 한 것이다.
하늘이 도와 주든지, 도와 주지 아니하든지 간에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생활을 하다가 죽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의로운 사람은 반드시 그 이름이 전하여 내려오며 후세에 동지가 생겨서
그의 길이 넓어지고 그의 편에 서는 자가 많아지게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하늘의 도움이 아니겠는가?
역시 하늘은 올바른 사람의 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것은 사마천의 역사관입니다.
우리가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역사나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것이 건,
선험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건 간에
일반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의라고 합니다.
역사는 힘과 정의가 지배한 시대가 반복하여 나타나기도 하고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수 많은 철학자들이 힘이 지배하는 시대를 보고 과연 정의는 있는가 하고
반추해 왔습니다.
천하의 대악인 도척도 선이라는 것에 대하여
공자를 빗대어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노자(老子)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천망(天網)이 회회(恢恢)하야 소이불루(疎而不漏)라!
즉,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비록 성걸어 보이지만
아무 것도 새어 나가지 못한다.
소동파(蘇東坡)의 도수 낮은 술에 나오는 싯귀입니다...
음미하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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