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春盡日(춘진일) - 玄 錡(현 기) 봄날은 가네
今日殘花昨日紅(금일잔화작일홍) 오늘 지는 꽃도 어제는 붉었다네
十分春色九分空(십분춘색구분공) 봄날의 모든 일이 모두가 헛된 꿈.
若無開處應無落(약무개처응무락) 피지 않았다면 지지도 않았을 것을
不怨東風怨信風(불원동풍원신풍) 봄바람 원망 않고 꽃샘바람 원망하네.
* 作者 玄錡(현기 : 1809~1860)) : 조선시대 문인, 호는 희암(希庵)
어제 피다 오늘 지니 봄빛도 덧 없어라...
殘花 : 진 꽃, 若無 : 만약 없다면, 信風 : 꽃샘 바람, 春盡日 : 음력 3월의 마지막 날
제목을 '春盡日' 즉, '봄이 끝난 날' 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3월 말일에 쓴 시이다.
마지막 남았던 꽃송이 마저 떨어지고 어제까지 붉었던 꽃들을 둘러보니
열에 아홉은 쓰러지고 꽃 진 자리에는 녹음이 짙다.
지는 꽃을 애달프다 하랴.
피어남이 있으면 지는 것이 마땅한 것을...
인생이 늘 꽃피는 시절이라면 무에 고맙고 달겠는가?
봄꽃을 재촉하던 바람이 어느새 꽃을 시샘하는 바람으로 바뀌고,
태풍이 되었다가 잎 새를 물들이는 가을 바람이 된다.
원망할 것 없다.
안타까워 할 것도 없다.
그저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살다 갈 일이다.
이 시를 지은 玄 錡는 蘇 東坡의 시풍으로
호방한 풍격의 시를 잘 쓴 시인이다.
當代 鄭 芝潤과 쌍벽을 이루어 詩神으로 일컬어 졌다.
저서에는 希庵集이 있다.
- 인터넷 Web Surfing 으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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