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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혼(夢魂)/ 이옥봉

몽혼(夢魂)/ 이옥봉 近來安否問如何 (근래안부문여하) 근래의 안부 묻노니 어떠하신지요? 月到紗窓妾恨多 (월도사창첩한다) 달 비친 사창(紗窓)에서 한많은 이내신세. 若使夢魂行有跡 (약사몽혼행유적) 꿈속에 넋이 있어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전석로반성사) 문앞의 자갈길이 반은 모래로 변했으리! ​ 규정(閨情) / 이옥봉 有約來何晩(유약래하만) 돌아온다 언약하고 어찌 이리 늦나요. 庭梅慾謝時(정매욕사시) 뜰에 핀 매화는 이미 시들려 하는데, 忽聞枝上鵲(홀문지상작) 문득 가지 위의 까치소리 듣고서. 虛畵鏡中眉(허화경중미) 부질없이 거울 보며 눈썹 그린다오.

詩/漢詩 2022.07.03

落花 - 趙芝薰 -

落花(낙화) 花落何恨風飄飄(화락하한풍표표) 꽃이 진다고 어찌 나부끼는 바람 탓하랴 簾外疏星一二消(염외소성일이소) 주렴 밖 성긴 별도 하나 둘 스러지고 杜鵑鳴後遠山薄(두견명후원산박) 소쩍새 울음 뒤에 먼 산이 다가서는데 應滅燭火憐花落(응멸촉화련화락) 촛불을 꺼야하리, 꽃 지는 게 아까우니… 落花殘影照庭中(낙화잔영조정중) 지는 꽃 그림자 뜰에 비치어 白色推窓稀微紅(백색퇴창희미홍) 하얀 미닫이가 희미하게 붉구나 幽人傷心嫌見知(유인상심혐견지) 은자의 애잔한 맘 알게 하기 싫나니 花落淸晨欲泣悲(화락청신욕읍비)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落花零落何風咎(낙화영락하풍구) 꽃이 지기로서니 어찌 바람을 탓하랴 簾外稀星一二散(렴외희성일이산) 주렴밖엔 성긴 별 하나 둘 스러지고 歸蜀鳴罷遠山友(귀촉명파원산우) 소쩍새 울음 ..

詩/漢詩 2022.01.28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 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처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 시인 이채 –

輓歌

輓歌 上朝露何易晞(상조로하역희) 부추 위의 이슬은 쉬이 마르도다. 露晞明朝更復落(로희명조갱복락) 이슬은 말라도 내일 아침 다시 내리지만, 人死一去何時歸(인사일거하시귀) 사람은 죽어 한번 가면 언제 다시 돌아오나. 露蒿里誰家地(노호리수가지) 호리는 뉘집 터인고, 聚斂魂魄無賢愚(취렴혼백무현우) 혼백 거둘 땐 현우가 없네. 鬼伯一何相催促(귀백일하상최촉) 귀백은 어찌 그리 재촉하는고, 人命不得少(인명불득소) 인명은 잠시도 머뭇거리지 못하네.

詩/漢詩 2021.05.18

除夜 - 申應朝 -

除夜 - 申應朝 - 莫怪今多把酒頻(막괴금다파주빈) 술 많이 마신다고 어줍게 생각 말게 明朝七十歲華新(명조칠십세화신) 내일 아침이면 내 나이 일흔 살일세 夢中猶作靑年事(몽중유작청년사) 좋은 청춘 꿈결같이 헛되이 보내고 世上空留白髮身(세상공유백발신) 지금은 부질없는 백발만 남았다네 富貴功名可且休(부귀공명가차휴) 인간사 부귀영화 탐하지 말고 有山有水足敖遊(유산유수족오유)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노닐어 보세 與君共臥一間屋(여군공화일간옥) 정든 님 모시고 호젓한 오두막에서 秋風明月成白頭(추풍명월성백두) 갈바람 밝은 달과 함께 늙어나 지고 - 妓生 朝雲 -

詩/漢詩 2021.04.05

鶴林玉露 探萅(탐춘)

盡日尋萅不見萅(진일심춘불견춘) 종일토록 봄을 찾아 헤맸건만 봄은 보지 못하고 芒鞋遍踏朧頭雲(망혜편답롱두운) 짚신이 닳도록 산위 구름만 밟고 다녔네 歸來笑拈梅花嗅(귀래소념매화후) 지쳐 돌아와 뜰 안에 웃고 있는 매화향기 맡으니 萅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봄은 매화가지 위에 이미 무르익어 있는 것을 盡日尋萅不見萅(진일심춘불견춘) 종일 봄을 찾았지만 보지 못하고 杖藜踏破幾重雲(장려답파기중운) 지팡이에 험한 길을 헤매 다니다 歸來試把梅梢看(귀래시파매초간) 돌아와 매화가지 끝을 잡고 보니 萅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봄이 이미 가지 끝에 완연한 것을.

詩/漢詩 2021.03.20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 陶淵明 (도연명 雜詩 十二) -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 : 땅에 내려온 모두는 형제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 어찌 혈육만이 형제일까? 得歡當作樂(득환당작락) : 기쁨을 얻으면 더불어 즐거워하고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 많은 술(斗酒) 이웃과 더불어 마셔야지. ​ 盛年不重來(성년부중래) :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아니하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 하루에 새벽도 두 번 오지 않는 법.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 때가 이르면 마땅히 힘써야 하느니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오.

詩/漢詩 2021.03.17

石蒼舒醉墨堂(석창서취묵당) - 蘇軾(소식) -

石蒼舒醉墨堂(석창서취묵당) - 蘇軾(소식) - 人生識字憂患始(인생식자우환시) 인생은 글자를 알면서 우환이 시작되니 姓名麤記可以休(성명조기가이휴) 성명이나 대강 적을 수 있으면 그만둠이 좋도다 何用草書誇神速(하용초서과신속) 어찌하여 초서를 써 빠른 것을 자랑하여 開卷惝怳令人愁(개권창황연인수) 펴 보고 놀라 근심하게 만드는가 我嘗好之每自笑(아상호지매자소) 나도 일찍이 좋아는 하였으나 매번 스스로 웃는다네 君有此病何能瘳(군유차병하능추) 그대도 이 병이 있으니 어찌 고치겠는가 自言其中有至樂(자언기중유지악) 이 속에 지극한 즐거움 있다고 스스로 말하여 適意不異逍遙遊(적의무이소요유) 기분이 좋은 것이 유유자적함에 다름이 아니로다 近者作堂名醉墨(근자작당명취묵) 요즈음 지은 집을 취묵당이라 이름 하였으니 如飮美酒消百憂..

詩/漢詩 2021.03.16

寄左省杜拾遺(기좌성두습유)

寄左省杜拾遺(기좌성두습유) 좌성(문하성) 두 습유에게 - 岑參(잠삼) - 聯步趨丹陛(연보추단폐) : 우리 함께 나란히 궁중에 들어와 分曹限紫微(분조한자미) : 분조되어 자미성을 경계로 일을 보고 있네. 曉隨天仗入(효수천장입) : 새벽이면 천자의 의장을 따라 들어서고 暮惹御香歸(모야어향귀) : 저녁이면 임금의 향기에 젖은 몸으로 돌아오네. 白髮悲花落(백발비화락) : 백발은 지는 꽃잎을 슬퍼하고, 靑雲羨鳥飛(청운선조비) : 청운은 저 날아다니는 새를 부러워하지. 聖朝無蕨事(성조무궐사) : 지금 조정에는 더 이상 잘못된 일도 없어 自覺諫疏稀(자각간소희) : 간언하는 상소문도 드물구려

詩/漢詩 2021.03.13